치솟는 과일 시세
사과 등 과일의 시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특히 사과는, 전년도 대비 80% 이상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예년도 이상 기후와 탄저병 등으로 수확량이 급격히 줄면서 작년 대비 가격이 급격히 치솟은 것입니다.
정부는 24년도 물가상승률을 2% 이내로 통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데, 과일 등 농산물 가격 상승이 이에 큰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사과(24.2%), 귤(19.1%), 딸기(11.1%)는 목표치를 훌쩍 상회하는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수입 관세 혜택으로 소비 분산 도모
이에 정부는 올해 1월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는데, 단연 과일값 안정이 그 선봉에 있습니다. 정책에는 과일 21종의 관세를 없애거나 깎아 상반기 중 30만 톤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피력되어 있습니다. 신선과실은 바나나 15만 톤, 파인애플 4만 톤, 망고 1.4만 톤, 자몽 8천 톤, 오렌지 5천 톤, 아보카도 1천 톤 등 6개, 그리고 냉동과일은 딸기 6천 톤, 기타 1.5만 톤 등이 대상입니다. 사과농축액 등 과공가일은 전량 할당 관세가 적용됩니다. 기존 관세 수준이 보통 30%(바나나, 파인애플, 망고, 자몽, 아보카도 등)에서 많게는 50%(오렌지 등)임을 감안할 때 이는 파격적인 수준의 혜택입니다. 한 수입과일 업체에 따르면, 오렌지 품목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배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수급 안정 조치를 시행합니다. 체감 물가를 낮추고자, 3월말까지 수입업체에게 과일 관세 인하 물량 2만 톤을 반드시 오프라인 마트에 납품하도록 했고, 아예 마트가 과일을 직수입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도 손질한다고 합니다. 현재까지는 대표적으로 PSK인터내셔널, 진원무역, 수일통상 등의 중견 업체가 수입을 담당했었습니다. 국내산 가격 방어를 위해서 대형 업체의 진입을 제한했던 것이지요. 또, 3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을 지원하는데, 3~4월 농협 하나로마트·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유통업체와 함께 판촉 행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점점 더 악화되는 농업 환경..
한편 농민들은 정부의 이런 조치에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권혁정 전국사과생산자협회 정책실장은 “이게 일시적인 대책이 될 순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과수 시장을 교란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수입산이 국내 과수 시장을 잠식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냉해 방지 시설 관련 예산이 20억원밖에 안되는데, 할인 등 예산으로 수백억을 쓰고 있으니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죠. 이어 "정부가 현장 농민들의 요구를 적극 받아들여 기후변화에 따른 신품종 보급·장려 및 냉해 방지 지원 등에 나설 필요가 있다.” 고도 밝혔습니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산지의 지형도를 급격하게 바꾸어가고 있습니다. 사과, 배, 복숭아 등 국내 주요 과일은 40년 후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후변화로 농촌의 농업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이는 우리의 밥상 물가의 상승으로 이어집니다. 농촌에 대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해 보입니다.
*출처
[1] 비즈조선, 金사과 잡으려고 수입 과일 지원했는데… “바나나·망고 가격도 올라”, 2024.01
[2] 더바이어, [더바이어 443호] ② 수입 과일 시장 변화, 2024.02
[3] 더바이어, [더바이어 443호] ③ 국내 과일 재배지역 변화, 2024.02
[4] 농민신문, 정부, 수입과일 풀어 물가 잡는다, 2024.02